거제백병원

조회 수 217 추천 수 0 2018.08.05 11:05:53

거제백병원


                     滸山 김현길


허리굽은 할머니가 수납창구에서 손지갑을 연다

똑딱이 지갑 속 꼬깃한 지폐를 꺼내는 손이 심하게 떤다 

아마도 수전증이 왔나보다 

돈이 손에 잘 잡히지를 않는다

보다 못한 아가씨가 일어나 도와준다

구만 이천원이란다 천원이 모잘랐다 

더 이상 꺼낼 지폐가 없는 지

떨떨 거리는 손으로 백원짜리 동전을 세고 있다

내가 천원짜리 한 장을 슬며시 아가씨에게 주었다

계면쩍어 하며 그 돈의 몇 갑절을 고마워 한다 

자식들이 없나, 없으면 생보자 일텐데...

노인네가 아픈데가 얼마나 많길래 비용이 저리 많노


내 어머니도 이 병원에서 돌아가셨다

입원중 혼자 화장실 가다 넘어졌을 때 간호사가

ㅡ자식이라도 오라고 그러지요

ㅡ우리 자식들은 식당일이 바빠서 못 와요

평생 한이 된 이 말 한 마디,

간병인 붙쳐준걸로 자식의무 다했다고 생각했다

백병원 올적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는 버릇이 있다

접수대에 허리를 걸치고 어머니가 날 쳐다본다 

웃는 얼굴이 부끄러워하는 애기 같다

계속 손은 떨고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4 목욕탕 친하기 update 나무꾼 2018-11-29 33
703 어느 형제 이야기(구전동화) 나무꾼 2018-11-19 30
702 한 그릇의 소고기국밥(수필) 나무꾼 2018-10-12 141
701 아재비와 조카 나무꾼 2018-09-30 107
700 옥순룡 - 할빈 기행 id: 거제포토 2018-09-25 102
699 거제바다 예찬(수필) 나무꾼 2018-09-15 130
» 거제백병원 나무꾼 2018-08-05 217
697 부안기행 update 나무꾼 2018-07-10 216
696 이임춘 화백 개인전을 보고 나무꾼 2018-05-07 289
695 마고등걸 지하폭포 나무꾼 2018-04-17 255
694 옥순룡-동그라미로 만나는 세상 id: 거제포토 2018-04-09 226
693 카톡편지 나무꾼 2018-04-07 276
692 변신 나무꾼 2018-03-11 259
691 아침TV에서 나무꾼 2018-02-12 305
690 무지개 아파트 나무꾼 2018-01-06 383
689 지심도 나무꾼 2017-11-19 513
688 가부랑개 나무꾼 2017-11-09 531
687 슬픈 유등의 역사 나무꾼 2017-10-30 518
686 한산도는 거제시 둔덕면이었다.(수필) 나무꾼 2017-10-27 653
685 대우 서문 앞에서 나무꾼 2017-10-26 557
684 풍란 되돌리기 나무꾼 2017-10-07 605
683 어머니와 詩人 나무꾼 2017-09-13 631
682 가을타는 남자 나무꾼 2017-09-11 661
681 빈집 나무꾼 2017-08-15 759
680 초상화를 그리다 나무꾼 2017-07-03 906
679 지심도 동백꽃 나무꾼 2017-06-15 1312
678 옥순룡---추억의 사진 imagefile 옥순룡 2017-03-02 1873
677 방답구미 전설2 나무꾼 2017-01-29 1950
676 우두포의 문학소녀 나무꾼 2017-01-22 1951
675 선본 이야기 나무꾼 2017-01-16 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