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백병원

조회 수 420 추천 수 0 2018.08.05 11:05:53

거제백병원


                     滸山 김현길


허리굽은 할머니가 수납창구에서 손지갑을 연다

똑딱이 지갑 속 꼬깃한 지폐를 꺼내는 손이 심하게 떤다 

아마도 수전증이 왔나보다 

돈이 손에 잘 잡히지를 않는다

보다 못한 아가씨가 일어나 도와준다

구만 이천원이란다 천원이 모잘랐다 

더 이상 꺼낼 지폐가 없는 지

떨떨 거리는 손으로 백원짜리 동전을 세고 있다

내가 천원짜리 한 장을 슬며시 아가씨에게 주었다

계면쩍어 하며 그 돈의 몇 갑절을 고마워 한다 

자식들이 없나, 없으면 생보자 일텐데...

노인네가 아픈데가 얼마나 많길래 비용이 저리 많노


내 어머니도 이 병원에서 돌아가셨다

입원중 혼자 화장실 가다 넘어졌을 때 간호사가

ㅡ자식이라도 오라고 그러지요

ㅡ우리 자식들은 식당일이 바빠서 못 와요

평생 한이 된 이 말 한 마디,

간병인 붙쳐준걸로 자식의무 다했다고 생각했다

백병원 올적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는 버릇이 있다

접수대에 허리를 걸치고 어머니가 날 쳐다본다 

웃는 얼굴이 부끄러워하는 애기 같다

계속 손은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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