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중반
이 겨울 어디쯤에서
간간히 내리던 비가
쏟아지는 진눈깨비가 되어
빛바랜 나뭇가지 언저리를 감싼다.
변하는 것이
어디
눈 으로의 흩어짐 뿐이던가.
길을 나선다.
차창 속의
또 다른 내 하나가
어느 쓸쓸한 이름없는 간이역을 닮아
1월의 침묵으로 다가온다.
바지 주머니에 찌른 손이
그 어떤 비밀을 향해
분별없이 늘어놓은 헛된 약속이 되지 않게
감정의 겉치레를 걷는다.
사랑이란
내 주변 전부를 통털어
곱 씹으며 견뎌야 할 삶의 부재인 만큼
연민과 미련의 무늬를 새긴다.
창밖 석양을 등지고 서 있는 들풀처럼
턱없이 흔들리는 삶을 거부하는 의미로
어느 목로에라도 앉아
한잔의 술로 잃어버린 가슴을 데우고 싶다.
먼 바다를 보며
차마 목 메인다고만 말하지 못함은
아직 사랑해야 할
내 가난한 1월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