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마애불

조회 수 1956 추천 수 0 2016.09.28 07:53:04

서산 마애불


                    滸山 김현길



한 번은 꼭 와보고 싶었던 곳

삼존불은 나를 오랫동안 기다린 것 같았다

얼른 넙죽 삼배를 올렸다

왼쪽 약사불은 통통한 볼에

포근한 미소는 마치 시집간 누이가

차반을 들고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오른쪽 협시불은 옛날 돈 벌로 야밤에

서울 동자동으로 떠난 삼촌들 같기도 하고...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한 관계로

산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석양빛에 더 오묘해 지는 미소

중앙 여래입상은 보면 볼수록 내가 잠시 살았던

통영 도릿골 중 아저씨를 닮았다

 

이놈 잠망 지기지 말고

얼른 와서 참회하지 못할까?‘ 하면서

꼭 내 뒤 목덜미를 집게처럼 잡고

강아지처럼 들어 올릴 것만 같아

발길을 돌리려는 참인데

같이 간 아내가 저 은근한 백제의 미소와

인정 샷을 찍어두어야 한다며

가까이 오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6 변기통 나무꾼 2016-10-08 1889
665 흑산도3 나무꾼 2016-09-28 1866
664 비평가 나무꾼 2016-09-28 1980
» 서산 마애불 나무꾼 2016-09-28 1956
662 산막시인 나무꾼 2016-09-22 1971
661 나의 전생은 책사 나무꾼 2016-09-11 2262
660 난로와 냉장고 나무꾼 2016-09-08 1769
659 흑산도2 나무꾼 2016-08-22 1734
658 옥순룡- 이별 이야기 id: 거제포토 2016-08-06 1902
657 해금강 나무꾼 2016-07-22 1853
656 유처자묘 나무꾼 2016-07-05 1995
655 흑산도1 나무꾼 2016-06-29 1846
654 감은사지2 나무꾼 2016-06-22 1957
653 꿈의 다리 거가대교(수필) 나무꾼 2016-06-05 2107
652 소쩍새2 나무꾼 2016-05-10 1960
651 콘스트 나무꾼 2016-04-27 2235
650 한국국제대학교 나무꾼 2016-04-21 1830
649 봄손님 나무꾼 2016-04-03 1780
648 덜거랑 포구나무 나무꾼 2016-02-28 1892
647 보수동 책방골목 나무꾼 2016-02-07 1726
646 청운에 못 다한 꿈 나무꾼 2016-01-01 1696
645 방자 나무꾼 2015-12-21 1864
644 무정한 친구 나무꾼 2015-12-02 1908
643 들고양이 나무꾼 2015-11-16 1938
642 동강기행(수필) 나무꾼 2015-11-03 2086
641 춘란에 대한 소고(수필) 나무꾼 2015-10-05 2231
640 개똥벌레 나무꾼 2015-09-15 1977
639 찌바귀 나무꾼 2015-09-08 2002
638 칸나 꽃 나무꾼 2015-08-05 2476
637 고구마 나무꾼 2015-06-30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