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마애불

조회 수 1760 추천 수 0 2016.09.28 07:53:04

서산 마애불


                    滸山 김현길



한 번은 꼭 와보고 싶었던 곳

삼존불은 나를 오랫동안 기다린 것 같았다

얼른 넙죽 삼배를 올렸다

왼쪽 약사불은 통통한 볼에

포근한 미소는 마치 시집간 누이가

차반을 들고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오른쪽 협시불은 옛날 돈 벌로 야밤에

서울 동자동으로 떠난 삼촌들 같기도 하고...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한 관계로

산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석양빛에 더 오묘해 지는 미소

중앙 여래입상은 보면 볼수록 내가 잠시 살았던

통영 도릿골 중 아저씨를 닮았다

 

이놈 잠망 지기지 말고

얼른 와서 참회하지 못할까?‘ 하면서

꼭 내 뒤 목덜미를 집게처럼 잡고

강아지처럼 들어 올릴 것만 같아

발길을 돌리려는 참인데

같이 간 아내가 저 은근한 백제의 미소와

인정 샷을 찍어두어야 한다며

가까이 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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