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장 여관

조회 수 2111 추천 수 0 2016.10.14 16:15:20

 수송장 여관의 추억

 

                                滸山 김현길                           

 


부부 둘 다 길치인기라 특히 집 사람은 네비 없으면 한 발짝도 못 움직여 가게에서 집에

가는데도 네비를 켜고 갈 정도라니깐 딴에 여행은 즐겨요 네온사인불빛이 드문드문 켜질 무렵

서울 도착 뺑뺑이를 돌다가 겨우 발견한 수송모텔, 어째 골목풍경이 낮설지가 않더라니까

그래 맞아 문단행사 때 마다 지방문인들 전용 숙소가 여기 였어 갑자기 십여 년 전 추억이

떠오르지 않았겠어 수송장 여관이 수송모텔로 간판만 바뀐 것 뿐이였어 그때 같이 간 조시인과

술에 취해 타이틀도 없는 코골기 대회를 했었지 늦게 도착한 손시인이 심판을 보다가 자기도

침대 밑에서 골아 떨어져 아예 선수로 참가해 버렸어 내가 조계사 새벽예불소리에 깨어

마실 물을 찾았을 때 그 때 방 풍경은 정말 가관도 아니었어 한창 때들 인지라 어찌나

힘차게 골든지 거기다가 푸푸 불어재끼는 나의 수면무호흡증의 불안한 삼중창을 했다 치면 

옆방 손님이 같은 시인들이 아니었더라면 안면방해죄로 무조건 쫓겨났을 판,

참말로 묘한 것이 10년 전 하필 그 방이더라니까 덕분에 부부는 다음 날

조계사 사시예불을 팁으로 참견 할 수 있었지 이런 것을 두고

우리는 인연이라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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