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는 거제시 둔덕면이었다.(수필)

조회 수 582 추천 수 0 2017.10.27 17:19:47

한산도는 거제시 둔덕면 이었다

 

 

                                                                    김현길

 

 

경남 통영시 한산도는 원래 거제시 둔덕면에 속했었다. 조선후기 광무(光武) 4(1900) 5

16일 고성군에서 옛 통제영지역이 분리되어 독립한 진남군에 둔덕면의 한산도가 편입 되므로

써 지금까지 통영시 지역에 속하게 된 것이다. 그때 고성군의 춘원면(지금의 안정)도 함께 진

남군에 분리 되었다. 진남군이 다시 용남군으로 개칭 하였는데, 그 이유는 평안남도의 진남포

와 여수의 진남관이 같은 이름이라 용남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현재의 통영시

로 되었다. 우리 모두 한산도하면 우선 제승당이 떠오르고. 이순신장군의 통제영이 생각난다.

한민국 사람이면 한번 쯤 한산도 제승당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해도 소풍을 한산도 제승당으로 객선을 대절해서 갔었다. 도착 하자

마자 우리들을 사당 앞에 줄을 세웠다. 훈장선생님 같은 모자를 쓴 검정도포를 입은 사당지기

영감님이 임진, 정유 칠년전쟁사와 장군의 무용담을 엄숙하고도 리얼하게 들려주었다. 다 듣고

나면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그 당시 이순신장군과 같이 현자, 지자, 총통과 활을 쏘아 댄

수군이 되었다가, 거북선이 돌격하여 적의 판옥선을 깨부술 때는 격군(노젓는 군사)이라도 된 것

처럼 의기양양 하였다. 그러고 나면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을 까먹고 한산정과 수루에도 올라

보고, 세워져 있던 빗돌도 만져보았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 거기 통제사들의 송덕비나, 공적비

에 적혀져 있는 글자들을 책으로 통해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주소가 둔덕이라고 표시된 글자

들을 보고는 무척 흥미로웠다. 당시는 비석에 왜 둔덕이라는 글이 씌어져 있는지 잘 몰랐다.

지금까지 통영시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한산대첩'은 이순신 장군이 왜장 와키자키 야스하루

가 이끄는 70여척의 왜적함대를 거제도 견내량에서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하여, 학익진을 펼쳐

전멸시킨 유명한 전투다. 김시민 장군의 일차 진주성전투와 권률 장군의 행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중의 3대 대첩으로 불린다. 한산도가 둔덕면에 그대로 있었다면, 한산대첩 기념 제전

은 거제시에서 치러야 할 행사이다.

한산도는 면소재지가 진두가 있는 본섬을 중심으로 지금은 본섬과 연륙교가 놓인 추봉도와

해수욕장이 있는 비진도, 등대섬으로 유명한 대, 소매물도와 거제의 포로수용소가 비좁아 추

가로 설치했던 용초도가 있다. 그리고 최근 관광지로 개발한 장사도와 기타 대섬, 비산도,

, 좌도인 동좌리와 서좌리가 있다. 그리고 괭이 갈매기 서식지로 유명한 알섬까지도 한산면

에 속한다그밖에 많은 무인도 섬들로 이뤄져있다.

14~5년 전 거제 시장선거 때 내가 모 야당후보에게 공약으로 꼭 넣어 달라고 세 가지 제안을

한 적이 있다. 그 첫째가 통영과 거제시의 통합을 주장하였고, 그 다음 거가대교를, 또 한 가

지 둔덕면 어구에서 동좌리 쪽으로 연륙교를 놓으라는 조건을 제시한 적이 있다. 거가대교는

벌써 놓여 져서 부산 가덕과 연결이 되었지만, 거제와 통영 두 도시간의 통합은 통영 쪽에서

제안이 들어왔으나 여러 가지 조건상 거제시가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연륙교도 예산과 지

체간의 이해타산이 얽혀서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둔덕면 어구에서 한산도 소고포쪽으로 을지호라는 차도선이 다닌다. 나는 소싯적에 한산도에

서 배를 타서 그쪽에 친구들이 많다. 의항(개미목)리에 사는 친구에게 내가 물었다. "너네 들은

차도선을 공짜로 건너다니느냐고?" 그러면 한산도에 사는 친구의 대답은 똑같이 돈을 다 내고

다닌단다.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는 표정이다. 내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통영시보고 한산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무료로 다니게 해 달라고 하지 왜 그러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렇지 않으

면 거제시 보고 다리를 놓아 달라고 할 거라고 얼음장을 놓으라고 했다. 그 친구는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씩 웃었다.

거제도에서는 본섬과 칠천도와 가조도는 연륙교가 오래전에 놓였고, 이제 올 연말이면 산달도

까지 다리가 완공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저 큰 섬인 한산도에는 다리가 없다. 거제에 소속 되어 있었다

면 놓여도 몇 십 년 전에 벌써 놓일 다리가 아직도 하 세월이다. 그것은 지자체의 폐단이 분

명하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지자체의 희생물이다. 예를 들어보자, 거제에서 한산도로 다리

가 놓을 공사비가 백 원이면 될 것을 통영 쪽 영운리에서 한산도 문어포 쪽으로 굳이 놓는다

면 몇 배의 돈이 더 든다. 그러니 국고를 더 많이 들여서 다리를 놓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우선 편리를 위해 비용이 적게 드는 쪽에서 다리를 먼저 놓고, 나중에 남해안 관광벨트라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운리 쪽으로 추가로 놓는다면 좀 좋을까. 통영시 지자체의 거

제에게 섬을 뺏긴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바람에 한산도 주민들은 부산 거가대교를 논

스톱으로 갔다가 올 것을 못하고 있다.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불멸의 성웅 이순신장군의 얼이 숨 쉬는 한산도 제승당을 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것을

우리 국민들도 몇 십 년이란 세월을 지자체의 이해관계에 피해를 보고 있다. 물론 통영시에서

본다면 제승당을 오가는 관광 대절선 들의 관광수입도 무시 못 할 것이다. 내가 그 당시 통합

시를 주장할 때는 통영과 거제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 여건으로 같은 문화권이라고 보았기 때

문이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거제에 살고 있지만, 통영시가 더 친숙하다.

내가 사는 둔덕은 옛날부터 통영의 문화권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시민이 편

리하면 그것이 진정 민주주의 일 텐데, 사람들은 지역이기주의에 빠져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

려한다. 대한민국은 하나여야 하는데,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어디에 살고 있어서 안

되고...

이런 식으로는 과연 우리들이 남북통일을 말할 수 있을까?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지역이

기주의에 편승한 이런 사고로 어떻게 통일을 바랄 수 있겠는가?...

한산도 문어포에 가면 한산대첩기념비(閑山大捷紀念碑)가 우뚝 서있다. 159278일에서

10일 사이에 벌어진 '한산대첩'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1979년에 건립한 기념비이다. 거북선

좌대위에 20m높이로 세워진 웅장한 이 비는 그 어떤 기념비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비명은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이며, 앞 비문의 글은 노산 이은상님이 짓고, 서예가 우석 김봉근

님이 썼다고 한다. 한산대첩 기념비의 제막식은 아이러니하게도 비가 세워진 34년 후인 2013

814일에 가졌다. 충무공은 역사의 이편이나 저편에서 우리들의 가장 위대한 영웅인 것

은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이 기념비는 부끄럽게도 우리들로부터 멀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제일 큰 문제는 접근성이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거제 둔덕 어구에서 한산도 동좌리 쪽으로 다리계획이 벌써 그때 나와 있

었단. 어떻게 보면 한산도 사람들은 크나큰 피해를 본 것이다. 더불어 우리들도 제승당을 수

로 참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 셈이다. 한산도 탕지암에 소싯적 친구가 또 한분 있다.

그 친구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정월 대보름 전날 밤에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노네기(노린제)

밥을 주고, 대작대기로 새를 쫓았다. “후유 딱딱 새 쫒는다. 우리 논(탕지바우)에 오지 말고

둔덕들로 다 가거라!”

거제 지도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거제도의 생긴 형태가 거대한 한 마리 금시조(金翅鳥,)

날아가는 형상이다. 그 부리가 한산도의 동좌리 쪽으로 향해 있다. 아직은 좀 더 기다려 봐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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