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비와 조카

조회 수 156 추천 수 0 2018.09.30 23:16:14

아재비와 조카


                                   滸山 김현길


문중에서 흩어져있는

조상묘를 한 곳에다 모으기로 했다

오래전부터 궁양했었던 일이다

굽은나무가 선산지킨다고

해마다 통영사는 장조카가

벌초하러 오기를 기다린다


환갑진갑 다 지난 둘은 단짝이다

-삼촌 오래기다렸지예!

한 살 많은 조카가 깎듯이 예소리를 하고

당숙이라고 나는 당연하게 하대 하고 

우리는 방답구미 육십년지기 죽마고우다

큰어머님과 숙모님 어머님 셋동서 묘는

마을공동산에 생전처럼 큰집 작은집 웃집

아랫집에 도리도리 모여산다

작업 중 돌아보니 조카는 말이 없다 

나도 상념에 잠긴다


어릴적 웃집에 가면 아래청에서 

물레로 명주실을 뽑던 큰어머니 옆에서

누에고치 번데기를 주워먹던 기억

집앞 골목길 햇빛도 졸고  

담장도 조는 그곳에서

-공공 붙어라 싯게짤레 붙어라

짤레비 잡던 집게손으로 

토영장 숙모님이 사온 풀빵을 받아먹던 

유년의 추억들이 달달하


평생을 문중의 장손이라는 굴레를 짊어진 채

불평 한마디 않는 그가 오늘따라 짠하다

세상따라 장묘문화도 바뀐다

봉분위 풀을 손으로 치우며 장손이 선고를 한다

-할바시 조모, 내년에 어쩌면

새 아파트로 이사가야 할지도 모립니더

나는 김해김씨삼현파어구문중 총무, 그는 재무,

올해도 조상돌보며 용심없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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